내가 만든 미디어
재앙의 일상화, 내재화
세팔
2008. 2. 13. 01:19
시커먼 플라스틱 타는 냄새나는 연기를 눈앞에서 봤을 때나,
늘 댕기던 역 눈감으면 훤한 플랫폼에서 한다리 건너 아는 한국인이 뛰어 들어 열차에 짓이겨져 죽었다거나
어젯밤 설마하고 안심하고 하룻밤 자고 나니 아침 남의 나라 뉴스에서 울나라 국보1호의 전소이야기를 들었을 때
2년전 3월.
오키나와에 초대받아가서 그곳 사람들과 함께 오래된 아와모리술(古酒:쿠스라고 부루던강?)을 알칼하게 마시며 그곳 전통춤을 추고 음악을 들으며 보내던 시골의 하룻밤이 요즘 자주 생각난다.
늘 댕기던 역 눈감으면 훤한 플랫폼에서 한다리 건너 아는 한국인이 뛰어 들어 열차에 짓이겨져 죽었다거나
어젯밤 설마하고 안심하고 하룻밤 자고 나니 아침 남의 나라 뉴스에서 울나라 국보1호의 전소이야기를 들었을 때
세상에 말도 안돼.. 하고
믿었던 일상에 커다란 구명이 생긴 듯한, 어디를 향해야 할 지 알 수없는 분노 (주로 다 위로 가지)와 무기력함, 때로는 억장이 무너짐을 느끼지만...
어느샌가, 몇번이고 이런 일을 겪다가 보니, 이런 재앙이 바로 저기인양 아주 가까이 있음을 차츰 알게 되고
날마다 사실은 조금씩 무언가가가 잃어져갈 단계가 차곡차곡 싸이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씩 느끼어지면
사람은 무엇을 해야하는가?
잃어져 가는 것들에 충실해야 하고
남아 있는 것들에 좀더 악착같이 물고 늘어져야 하며
잃고 남음에 상관없이 흘러가는 숫자들에 더 경건해 져야 하는
내지는 잃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며, 잃어버리는 것 대신 새로운 것들을 끊임없이 사대어 재는.
오키나와에 초대받아가서 그곳 사람들과 함께 오래된 아와모리술(古酒:쿠스라고 부루던강?)을 알칼하게 마시며 그곳 전통춤을 추고 음악을 들으며 보내던 시골의 하룻밤이 요즘 자주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