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보고싶다. a.s. cloverfiled (클로버필드 스포일러 입빠이.)
지난 주말,
오전중 빨래 후, 잠시 근처 큰 공원가서 공부좀하다가 (아.. 좋은 카페하나 발견하고 싶다. 토욜날 맨날 가서 앉아서 느긎하게 공부할 수 있는..),
오후엔 오랜만에 영화한편 땡김. 예전부터 (세상에 3개월이나 기다리며, 그 열정이 다식었다만..) 클로버필드를 봐주었다. 신쥬꾸가까 우짜까 카다가 버스타고 후츄우가서 봐줬지.
말많고 설많은 영화인지라, 모든 스포일러에서 나를 끝까지 지키고 있는 상태여서, 얼릉 봐줘야 했다.
머, 보고 나이 스포일러라 부를 만큼 스토리는 없더라만..
보면서 내안에서 외쳤던 생각의 대부분은
'오.. 거기까지 해주냐? 이거 정말 고맙네..'이다.
그리고, 많은 영화평론가가 하는 식으로, 영화안에 나왔던 대사로 영화를 평가하자면.
"말로 하면 되잖아?"
"안돼 눈으로 봐야해"
가 핵심내용이다.
즉, 이영화는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걸 제대로 된 순서로 철저하게 다 보여준다.
작년이었지. 한국계학생이 버지니아 공과대학에서 총기사건을 벌였을 때, 유튜브에 뜬 동영상. 즉 그 학생의 총기난사 현장의 실제동영상이 엄청난 히트수를 기록했다.
바로 그거였다. 어떤 말도 안되는 큰 사건을 그 안에 들어가서 철저하게 겪으면서 보여줄 거 다보여준다.
--- 여기서 부터 스포일러 ---
처음엔 어리둥절 머가 나타났는지 다들 궁금해 하는 상황에서 조금씩 괴물을 보여주다가.
도망가는 다리가 끊어지는 등의 여러 부가 사건들부터 시작해서
도망갈 또 다른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괴물이 있는 한복판으로 들어가서 바깥 사람이 꼭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들을 착착 찍어다 주는데..
난장판이 된 현장본부는 물론
새끼 괴물한테 물렸을 때의 최후가 어떻게 되는가
괴물과 군대와의 대결을 옆에서 보면 어떤가 등등..
그러다가, 결국 주요인물들이 현장에서 탈출하게 되었을 때, 얼마나 아쉬었던가.
'머야 결국 더 안보여주고 안전하게 탈출하는 거야?'하고
그랬더니, 역시 우리의 JJ에이브람스.
끝까지 볼 거 다 보여주기 위해서 기막힌 각도에서 헬기도 떨어뜨려 주고 (괴물이 어떻게 폭탄맞는거 까지 자세하게 보여주다가 '콱'하고 우리를 놀라게 한 뒤 떨어져 주는 서비스!!!).
그리고 마지막에 괴물바로 밑에 가서 괴물을 자세하게 찍고 난뒤
잡아먹히기 까지 하면서 철저한 괴물영상 초 확대버젼 특종동영상을 보여주고 (괴물한테 잡아 먹히면 어떻게 되는가의 동영상까지 보여주니...), 막판 맨하탄이 어떻게 폭파되었나 까지를 고렇게 가까이에서 보여준다는게
서비스 정신 만점인 영화이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냥 말로만 듣고 사실만 확인해도 되는데, 꼭 눈으로 보며 잔인함을 영상으로 확인하고 싶어 안달인 사람들에겐
이영화 보고 나면 뿌듯할 것이다.
괴물이 실지로 나타났다고 하면 보고 싶고 확인하고 싶은 모든 장면을 다 볼 수 있다.
게다가.. 이걸 1인칭 시점에서 본다는 것이다.
그냥 영화같이 3인칭 시점이라면, 이렇게 흥분될까?
사건들이 그냥 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내 눈으로 그걸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고 인식시켜진다는 것이 관음증환자들을 미치게 한다. (괴물과 눈 마주쳤을 때의 흥분은.. 잡아 먹힐 것 같다는 흥분이 아니라, 내가 괴물을 바로 밑에서 보고 있다는 흥분이다)
단, 스토리는 기대하지 말것.
영상과 관음증을 만족시킨 것으로 끝낼 것.
이영화에서 주인공(이라고 부를 것 까지도 없는 등장인물들이지만)이 죽니 사니 이런 건 문제가 아니다. 그냥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끝까지 보여주는 것이 문제이다. 영화 끝나도 난 뒤, 왠지 모르게 밀려 오는 '머 이런 스토리가 다있어'하는 생각을 스스로 질책하라. 우리가 스토리 위주의 영화에 길들여져 왔다는 것이다.
그런 평가가 아니라 "볼 거 다봐서 너무 만족이다!!" 라는 평가를 이영화를 보고서는 내려야 한다...
라는,..
또 다른 '매스미디어 지상주의'에, 단지 cool하다는 이유로 한표 던지고 마는 나는.
생각없는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