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고 들리는 것

고약한 영화 - Dark Knight (스토리 스포일러는 없지만, 그래도 영화이야기임)

세팔 2008. 8. 4. 14:05

올 여름 최대의 기대작 Dark Knight.

박사 Defence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봤던 영화 Batman Begins.
워낙 배부르게 봤던 영화라, 속편에, 히스 레져이야기에, 평과 흥행성적까지.

1. 스타일이 좋다.

매트릭스도 스타일로 뜬 영화이지만, 배트맨(놀란의)도 스타일 장난이 아니다.
텀블러가 달릴 때의 저주파 효과음은.. 영화관에서 이영화를 봐야하는 좋은 이유 중 하나.
Bat pod도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간단하면서도 오~하는 탄성이 나오게 하는 디자인.

매트릭스는 밝게 (1편,2편 말이지) 찍혀서 그런 스타일이 주목을 쉬 끌 수 있었지만, 배트맨은 좀 어둡게 찍혀 있어서 눈크게 뜨고 거기에 집중을 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상

그리고 액션씬도, 매트릭스도 울고 갈 만큼 깔끔하면서도 탄성을 지르게 하는 액션! 그냥 몸 부탁침 말고 날고 돌리고 할 때 말이다.

Batman Begins에서는 그 구멍숭숭 봉다리를 이용한 공포분위기 조성이 꽤 참신했는데, 이번에도 공포분위기 조성을 위한 장면이 나온다. 참신은 안해도 '아, 그래도 빠트리지 않아 주는 군'싶은 기특한 마음이 든다.

아. 그리고 초반에 잠시, '머야 이런역으로도 나와 주는 거야?'싶은 역에 나와준 Cillian Murphy에게 스페셜 땡스다.

2. 두근두근 조임을 당하고 싶은데... (음. 표현이 좀 그렇군)

머 액션영화 보는 이유는 이것 아닌감?
그래도 왠지 전편에 비해 액션영화스러움이 떨어졌다는 건, 이러한, 악당(촌시럽다고 그럼 villain으로 할까?)에 의해 무언가 쫘악 쪼여올 때의 그 조마조마함이 별로 없었다.

조커가 너무 파격적이어서 그러남? 아님, 나도 모르게 모든 그런 액션신에서 '개연성'을 찾아보려고 하는 액션영화보는 마음가짐안됨이 붙어 버려서 그러남?

여튼, 나는 Dark knight에서 이걸 기대 많이 했는데, 이건 좀 별로였다.

3. It's a schemer who put you where you are. You were a schemer. You had plans. Look where it got you. 

이거다.
이 영화가 고약한 건.
특수 효과와 음악, 그리고 쫘악 쪼여옴을 바라고 본 영화였으나, 이영화는 narrative를 원했다.
처음에는 나의 그런 기대에 어긋남에 '어쭈리 머야 또 액션영화주제에 설교조로 나가는 거야?' 싶어 쭈루룩 싱크로율이 떨어졌다만.

Joker의 이 설교에는 기분이 고약해졌다.
사실, 저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거등. 물론 저 말의 어리석음과 애들 같음을 알고 있기에, 자꾸 본성적으로 저런 생각이 드는 걸 발로 툭툭 걷어 차고 있는데, 이 영화 보러와서 Joker에게 저 설교를 들어야 한다는 거다.

Schemers trying to control their worlds. I am not a schemer. I show schemers how pathetic their attempts to control things really are.

내가 촛불을 든다면, 그건 이 심정 때문이다.

4. 한스짐머 좀 더 분발하지.

한스짐머가 음악담당한 영화의 특징은 Closing credits 흐를 때 흘러나오는 음악을 눈감고 지긋이 감상하며 한번 더 영화에 취해줄 수 있다는 것. Batman Begins, 캐리비안의 해적.. 얼마나 배부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단 말인가 (그래서 말이지 한국에서 이런 영화 본 사람들은 좀 안됐다.).

그랬는데, 이번은 약간 기대만큼에 못 미침. 막판에 한번더 쿵쿵 울려주는 음악이길 바랬는데. 너무 진지하게 사라짐. 영화 전체도 좀 그렇다고 볼 수 있으려남? 괜 진지해지려고 하는 영화였다는. 그래도 스파이더맨 3같은 거보다야 훨 낫지만.

여튼 그래서 이번 OST는 아직 사지 않았고, 지금 흐르고 있는 음악은 'Batman Begins'의 것

아마, 누군가 같이 보러 가자고 한다면, 한번 더 볼 수도 있는 영화. 너무 dark했거덩.

안개속의 풍경의 임팩트가 너무 커서, 도통 어떤 영화를 봐도 재미가 없는 중, 그나마 볼만하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