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찾아간 해변들
삶의 안티 클라이 막스란..
타까마쯔에서 오까야마까지 가는 특급전차 머린라이너 28호를 타고 한껏 여행기분을 내며 늦은 여름해를 받는 먼산을 보며 무언가 적고싶은 내용이 생각나 컴퓨터를 꺼내었더니.
한글입력기가 켜지지를 않는, 컨트롤 패널로 몇번을 불러봐도 윈도의 심각한 에러가 있는 듯 한글이 입력되지 않고 심지어 워드까지 멈추어 버리는 에러 발생
컴퓨터를 재기동 하고 악명높은 바이러스버스터의 재기동까지 오만상 시간 잡아 먹히고 그 땜에 끙끙 거리는 동안 좋은 풍경 다지나 가고 적고 싶었던 내용도 다 휘발되어버리고 말았다는
게다가 한술 더떠 걱정되어 샀던 지정석은 사실은 2층열차 1층부분이라 도대체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는. 그런게 삶의 안티클라이막스다.
On the road alone.
홀로 찾아 다녔던 물가들
의외로, 3D캐드 배우는 중인, 로봇슈트관련 제어기술을 생각중인, 프리미엄 시사회에 초대된 교수와 그의 발명품에 딴지를 걸고 있는 중인, 모터를 이용한 파워어시스트에 관심이 있는 그런 한참중인 나에게 아이언맨은 의외로 높은 싱크로율을 선사했다. 게다가 잘 편집시킨 플롯이라던가, 멋부린 부품의 CAD라던가 볼 수록 ‘부럽다’는 약간 아이돌성인 냄새까지 나게 했던 (그렇지. 이영화는 공대생에게는 아이돌적인 영화일 수 있다) 영화.
언젠가도 이야기 했지만 우리 어릴 때 만화영화 보고 난 후의 망또두르고 동네를 돌아댕기게 하던 스피릿, 아톰효과. 그 아톰효과를 오랜만에 맛보게 한 영화였다. 보고 난 뒤, ‘뭐야. 나도 초능력있고 나도 날 수 있어’라고 무언가 자격지심을 건드리는 영화.
그렇게 싱크로율이 높았던 영화이기에 중간에 던져지는 이한마디가 방심한 마음을 퍽 찌르고 간다.
“Who else? I only got you.”
우리는 혼자임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아니면 살다가 중간중간 ‘어 나 혼자이구나. 결국은’ 이라고 잊었던 사실이 다시 생각될 때 우리의 정신은 다시 터프해지는가?
“I only got you.””
그런 ‘너’가 없는 사람이 세상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