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바구

옛 5,6교시의, 오후도 좋은 오후 시간

세팔 2009. 4. 19. 12:31
京都외곽, 새주택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는.
자, 무얼 바라고 걷기를 했고 무얼 보려고 이런 관광을 하는가?
一條山 같은 조용한 외곽지 신흥주택가와 농지사이의 영역을 보기 위해서 인가?
잊어버리고 있었던, 일본 정원에 앉아 몇십분이고 양반다리하고 靜觀하며 앉아있기 위해서?
걸으며 먹고 또 앉아 있을 때의 소화라는 내장운동과 외부의 운동같은, 내몸의 움직임도 인식하기 시작하며 무언가 내 의식의 영향을 physical한 영역에도 미치게 하고 싶어서인가?

키모노 입은 외국여자, 京都사투리쓰는 이발사.

시죠카라스마에서 9번버스 정류장을 찾아 헤매어 카라스마도오리에서 호리카와 도오리로 가는 골목길.
관광에서 벗어난 京都사람들의 생활이 있는 골목길에서.
떡, 중학교, 신축건물의 중학교가 나타나고.
1시반 호텔을 출발했으니 옛5,6교시의 오후도 좋은 오후시간

But I think ...(교사), but I think.. (학생들)
후덥한 날씨에 열어놓은 창문에서 들리는 수업풍경
관광지에서, 내생활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곳에서의 이곳 현지인들의 생활 풍경들.

모스크바공항에서 틀어주는 어린이 만화를 보며 상상했던.
그걸 보고 있을 현지인들의 저녁시간 러시아 가정집 모습.
스페인 말라가 공항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열차에서 봤던
밤12시 다되어가는 이미 불꺼진 가정집  바깥 마당에 걸려있던 빨래들을 비추던 수은등빛
인도 뭄바이 북부, 포와이 호수 근처 아파트 촌.
창가 너머로 보이던 가정집의 불빛도 그렇고
터어키의 이스탄불의 한 사립대 캠퍼스의 오후
터어키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그 보드게임에 열중해 해지는 줄도 모르던 학생들도 그렇고
내가 꼬박꼬박, 맨날 만나보는 전철, 사람들, 길가들로 가득찬 일상생활을 하고 있을 때, 지구 어딘가에서도 나랑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법으로 나랑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게 늘 신기했다.

이걸, 일상을 보내면서 늘 기억할 것.
일상생활의, 답답한 책상에서,타인의
지구건너편 타인들이 지내고 있을 일상을 기억할 것


엔쯔으지에서 이찌죠야마로 가는 길에 쿠퍼교수의 메일을 확인 했고, 이찌죠야마를 끼고 돌아 쿠라마선 전철이 달리는 변두리 도로를 건너, 神山을  끼고 또 돌았다.
이와 쿠라 하천을 따라 걸으면서 왼쪽으로 보였던, 죽림과 해가 넘어가던 神山의, 내앞을 지나 오른쪽 밭을 향해나던, 들쭉날쭉하던 사영은
변두리 농지를, 다들 부랴부랴 주택으로 만든다고 작고 아담한 집들이 줄줄이 건축되는..
황량하면서도 새로운 분위기의 이동네들은 무언가 자꾸 옛된 기억들을 툭툭 건드렸는데.
그게 '또' 80년대, 내가 살던, 효신동이었다.
먼지나고 공터이고 빈터가 이쪽저쪽에 많이 있었지만, 집들이 바쁘게 세워지던.
한두 시간 계속 걷던 그길과, 산에 걸쳐 사영을 내리 깔았던 햇볕, 그 변두리의 분위기는.
그게 내가 찾아서 떠난 것이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만, 오늘 내가 찾았고, 두고두고 간직할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