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바구
고개숙인 삼성 서비스맨
세팔
2009. 7. 13. 11:14
삼성 베스트 service센터의 파란조끼와 너덜너덜해진 작업복을 입은 아저씨가, 도구가 든 튼튼한 가방을 들고 탄 엘리베이터에서 고개를 못들고 푸욱 숙여 바닥만 내려다 보고 있다.
갑자기 문이 열리며 나타난 것은,
가슴과 하체의 필요한 부분만 알록달록한 의상으로 겨우 가린, 온몸에 볼륨이 올록볼록한 새하얀 얼굴의 탱탱한 아가씨. 와 그뒤에 여자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양복을 빼입은 중년으로 보이는 딴청 피우는 지 시선을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남성.
몇몇 사내들로 가득찬 엘리베이터 인지라 여자는 타지 않고 문은 그냥 닫히고.
여기는 러브호텔? 비지니스 호텔?
고개숙인 삼성 서비스맨 30대 후반 아저씨는 여전히 고개를 들 생각도 없다.
그게 이 호텔을 종횡무진 열심히 일하고 다니느 아가씨들과 접하는 모습인가? 적어도 작업복 입은, 그.. 너덜너덜 작업복과 공구가방을 들고서 말이다.
무언가 집중하 듯 땅바닥만 쳐다보다가 원하는 층이 열리자 마치 답답한 회사를 벗어나듯 정해진 방으로 망설임 없이 걸어가는 그의 이상한 뒤통수
그걸 계속 바라다 보고 있던 엘리베이터에 남아 있떤 나
비오는 신천/칠성시장
꿈에도 헤매던 칠성시장 내부.
'그렇지 신천은 이제 이런 신천으로 되어버렸지'
하고 낯설다가 낯익어진 강변을 '구경'..
국민학교 친구들의 전설이 담겨져 있던 신천강변, 학교앞 문방구에서는 살수없던 장난감과 종이게임이 어딘가에 깊숙히 숨겨져 있던 칠성시장.
여전히 냄새나는 강이나 어느샌가 '미래?'를 향해 '나름'세련되어져 가는 강변에서 이무슨 구차한 생각.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간절히 주를 찾되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땅에서 내 영혼이 주를 갈망하며 내 육체가 주를 앙모하나이다
내가 주의 권능과 영광을 보기 위하여 이와 같이 성소에서 주를 바라보았나이다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
이러므로 나의 평생에 주를 송축하며 주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나의 손을 들리이다
골수와 기름진 것을 먹음과 같이 나의 영혼이 만족할 것이라 나의 입이 기쁜 입술로 주를 찬송하되
내가 나의 침상에서 주를 기억하며 새벽에 주의 말씀을 작은 소리로 읊조릴 때에 하오리니
주는 나의 도움이 되셨음이라 내가 주의 날개 그늘에서 즐겁게 부르리이다
나의 영혼이 주를 가까이 따르니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거니와
나의 영혼을 찾아 멸하려 하는 그들은 땅 깊은 곳에 들어가며
칼의 세력에 넘겨져 승냥이의 먹이가 되리이다
왕은 하나님을 즐거워하리니 주께 맹세한 자마다 자랑할 것이나 거짓말하는 자의 입은 막히리로다
신천과 북일교회를 잇는 길.
신천강변과 칠성시장에서 예배까지를 잇는 길.
비가 와서 흠뻑젖고 일요일이라 사람도 드물어도.
늘 혼자서 뭔지도 모르는 걸 찾아 헤맬수 있는 길.
간절하지 않다고 마르고 황폐한게 아니라고 우기며 신천주위를 얼쩡거리다가도
주의 말씀의 작은 읊조림에 무릎꿇게 되는게 어떤 건지 알게 되는 길
비오는 침산동 길
'옛날 명성웨딩 있던 자리인데요'
라 택시기사에게 말해도, 사실 옛 명성웨딩을 모른다.
흐리고 바람부는 일요일 오후의 대구거리
박작이는 시내, 한적한 가정집거리
시원하게 길닦인 고층 아파트단지
지나면서 지껄이는 애들의 높은 억양의 사투리와 특유의 후덥지근함을 가진, 건물과 사람을 스치고 내게 부딪히는 대구바람을, 앉아서 긴시간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