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미디어

Hello darkness, my old friend

세팔 2010. 2. 1. 00:28
자주 말하지만 6/70년대의 미국분위기에 이유도 없이 취해서 정신을 못차릴 때가 종종 있는데,
요즘이 또 그렇다.
Jack Kerouac의 On the road를 읽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주인공 Sal의 무뎃뽀성이, 미국행을 포기한 나의 모습을 그렇게 바보스럽게 보이게 한다. 무조건 뛰어들고 보는 건데 말이다)

이런 열병은.
곧 잠잠해 지고 언제 그랬나 싶어지는데 (노래방가서 Sound of Silence라도 함 불러주면 말이다), 별로 그러고 싶지 않다. 

Kerouac의 책을 천천히 읽으면서라도 어쨌든 사람 미치게 하는 일본의 sound of silence을 똑바로 주시해 나가고 무언가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만.

10년전, 1999년에서 2001년 사이 적은 글을 오랜만에 보니
지금이랑 똑같은 말을 되풀이 하고 있다.

거참. 그런건가 보다.
Sound of silence는 한 때 나를 흥분 시키는 곡을 뿐이고 (가끔씩 수년이 지나 한번씩 또 흥분시키기도 하겠지만), On the road는 남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럴 소시민일꺼면 소시민의 길이나 적극적으로 가지 말이다. 
살아 남을 년수를 요토롬 낼름낼름 잘 까먹을꺼면 말이다.

내 머리에 심겨진 seeds와 vision을 제대로 붙잡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Restless dreams에 정말 정신없게 푸욱 빠져보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프랑크 푸르트, 작년 11월>
네온이 황홀해서 부담스러웠던 시절이 가끔씩 이만큼이나 그리운데
나는 어제도 사람들이랑 조명들이 LED로 바뀌어지는 것에 대한 전력전자의 과제들이나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그이야기에 나오는 각종 숫자들, 숫자들을 아주 진지하게 읊조려 대는 연구자들.

숫자들은 변수일 때만 매력적인 것이다. 실지 수가 대입이 되어 값으로서 의미를 가지기 시작하면 그건 타락일 뿐이다. 

공대에 평생을 바쳐야한다는 환멸을 이토록 적극적으로 느껴 본 적이 있었을까?
차라리 환락의 불모성이어라.
이 환멸을 더 활활 불태워 버리자.

(노래방가서 불러줘야 할 또다른 한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