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바구

07-08 연말연시 한국행

세팔 2008. 1. 7. 00:06
완전 제대로 작정을 하고 갔다가 왔다.
덕분에 선이니 소개팅이니를 열심히 했다는.
의외로 평상시에 못하던 말들을 선이나 소개팅하면서 주저리주저리 지껄일 수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
대체 일본에서는 하고 싶어도 말할 상대가 없던 말을 한두시간 만나는 아가씨한테 마구 지껄였으니

개중엔 서경식씨를 만나 보았다던 아가씨도 있었고
여러가지 읽었던 책들이 공통된 아가씨도 있었으니
말하다고 쉬 지친다면 그래도 책이바구, 음악이바구, 영화이바구는 맘껏 했다.

자주
한국가면 답답해
라고 말을 했는데,
사실 답답하긴 일본이 더 답답한데 (시스템으로 사람을 죄여오는..)
왜 한국이 답답하게 여겨 진건지 싶었는데..

너무 익숙해진것 들이 지겹게 느껴진 것 같다.
대체 변화가 없고 늘 똑같고 늘 쳇바퀴 같은 것들
과도할 정도로 남의 일에 간섭하는 일가 친척 및 아는 사람들
개선의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 자기 배만 채우려 하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
- 세상에 같은 체인점의 재고 정보를 알아 보지도 않고 무조건 없다고, 모든 점원들이 똑같이 거짓말 하는 모습. 대체 어디서 그렇게 배운건지 -
꼼꼼하고 깨끗하게 가 아니라 규모가 크고 대강대강인 모습 - 이건 나도 그러니 할 말이 없다-
그저 다들 입이 살아서 좋은 말 바른 말만 하는데 누구하나 책임지려고는 안하는 모습

그래도
책도 한 10권남짓 샀고
강화정, 안압정 같은 대구의 좋은 한식집이나 커피명가라는 한국 커피숍도 가보고
꿈속에서나 해보던 대구를 삘삘삘 헤메보던 것도 하고
밤 1시까지 사람들이랑 당구도 쳐보고
공돌이들 내지는 손으로 먹고 사는 분들이랑 이야기 하며 아키하바라 파워가 아닌 북성로 파워도 느껴 보고
깨끗한 노래방가서 일본서는 못 불렀던 노래도 불러보고
20여년 만에 뽀글뽀글도 오락실에서 해보고.
한국서도 줄서서 먹는 음식집 - 타워팰리스니 크리스피니 - 에서 음식도 먹어보고
1000원짜리 잔치 국수도 먹어 본 일주일이었다.

그래도 그 한국 일정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목이 터지라고 산타페를 부르던 때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많은 아가씨들을 만나고도
내머리에선 어떤 처자들 보다도 아직 노마디즘이라는 단어가 더 매혹적으로 느껴지는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