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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50통 오늘은 오후 9시30분 현재 33통.

내가 만든 미디어

by 세팔 2007. 2. 1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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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하는 건, 어제랑 오늘 받은 메일통수다.
하루에 50통 (스팸빼고, 내 개인어드레스에 온게 30통, 연구실 전체메일이 20통..)은.. 사람 미치게 만든다.

울 교수 신들렸나 보다.
메일이 비쏟아지듯 온다.
일어나자 마자 피곤했던 어제는 이놈의 메일들 덕분에 모티베이션 최악의 하루...

재밌는 건.
메일이 오고 가고 하면서 의미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
며칠전 보았던 영화 바벨은 아니지만, 왜 이토록 불완전한 의사소통에 이다지도 의지하고 있는 건지. 인터넷만큼 일방적이고 일부만 보여주는 커뮤니케이션 매체도 드문데..
게다가 메일의 남발만큼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남발에서 비롯한 (악플문제도 그렇지만) 전혀 의미도 없고 가치도 없는 말들과 의사들에 이렇게 까지 노출되고야 마는 건.

호시노 아저씨의 알래스카 이야기나, 간디아저씨의 농촌개혁이야기나..
예전의 우리는 만나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었고, 주고 받는 이야기가 한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 만남과 이야기는 소중한 게 되었고, 진심을 기울인 사람들과의 만남이었고, 거기서 우리는 인간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현재는.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을 하루에 만난다.
전차안에서 길에서..
지나가나는 사람들, 아는 체를 다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은..
그나마 우리의 어딘가에는 한줌이라도 '인간성'에 대한 그리움이라도 남아 있어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들어주고 이야기나누고 싶기도 하지만.
감당해 낼 수가 없게 되었고, 우리의 사람됨은 점점 희석화되어만 간다.

게다가 이젠 '커뮤니케이션'의 차례이다.
이것도 효율화와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주의의 산물이려나, 대체 효율과 일들을 극대로 이루기 위한 '말'들이 정신없이 오고간다. 서로 자기의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착각과 남들과 그런 점들에 대해 시간을 들여 더 이야기 나눌 생각이 없는채말이다. 더이상 말과 글과 메일에 '마음'을 담을 정신이 없다.

에이.
다 때려치고 저어멀리 혼자 떨어져 우리의 말이 왜 이렇게 되었나, 우리의 인간관계가 왜 이렇게 되었나. 글이나 쓰고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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