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떤 단체를 나올 때 나온 결정적인 이유가
"너 이렇게 할 거면 나가!"
라는 말을 듣고..
나는 결국 그렇게 했고 (그 말을 들은건 내가 그렇게 하고 있을 때의 부재중 전화였음), 나가라는 이야기 들었으니 그 다음부터 그 단체에 나가지 않았다.
사실 그전부터 불만이 좀 쌓여있던 단체였지만, 그런 불만을 이야기해도 전혀 통하지 않는 성격의 단체인지라 이때다 싶어서 나와버렸음
오늘 애들 불러 놓고 한마디.
도대체 일본 대학원생들 대가리가 얼마나 굵은지 석사 연구한 거 졸업하기 전에 논문 투고하고 나가라고 이야기 중인데 막무가내로 버틴다. 나중에 회사 가서 review결과가 나오면 그거 처리할 시간 없을거라고, 자기 바쁠거라고 나랑 교수가 이야기를 해도 씨도 안 먹힌다.
이럴때 내 입에서 맴도는 말
"인간, 이기주의도 작작 해쳐먹그라. 암만 취직했다케도 한 2,3일 논문수정할 시간도 없단말이가 이 되버러먹지 못한 놈아! (이 정도 되면 거의 일본어로 번역 불가능.. 서울말로도 번역 불가능, 플로베르 일물일어설..) "
내지는,
"니 마할라꼬 울 연구실에 있노? 그따위로 지도 교수 지도를 안들을거면 당장 나가!"
라는 말이 바로 혀끝에 나왔다가 참음.
'소속'이라는 걸 폭력의 도구로 휘드르면 안된다는 게, 그건, 파시즘적으로 비칠 수도 있는, 값싼, 주워 들은 방법이라는 사실이 내머리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려나?
맘에 안든다고 잘라내고 튀쳐나가기 위한 '소속'이란게 아니고, 그렇게 하기 시작하면 단체는 남아돌 지 않는다.
'그래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라'
라는 아주 온화한(?) 말로 마무리는 했지만, 녀석의 혼꾸녕을 내줄 방법을 쓸데없이 두고두고 생각중.
교무과로 전화걸어 졸업취소하라고 그럴까 싶을 정도.
같은 오늘
연구실 미팅이 있는데, 한녀석이 보이지 않음 (늦잠 -오후 2시까지- 자서 지각/결석하는 상습범). 학생들 보고 전화걸라고 했더니.
"안나오는 놈은 자기 책임이에요"
라는 한마디.
나, 또 뚜껑열림.
한국식으로라면 다들 운동장으로 모아서 얼차려라도 시키는데..
말로 타이름. 속으로는 부글부글하면서도..
뭐랄까 상식이 통하지 않고 (좋다, 서로 다르다고 하자) 서로가 서로에 대한 관심/책임지기를 원하지 않으며 귀를 막아버리는 단체. 또는 서로 귀를 열고 이야기하기를 원하지 않는, 이야기 하는 법조차 모르는 단체.
그런 단체가 늘어나고 있는데 다들 무관심하다.
또는 '이윤'이라는 강력한 목표가 엄청난 힘으로 이끌어 가는 단체만이 눈에 두드러진다.
우리는 어떤사회를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는가? 아니면, 외부가 이끄는 대로 임자없이 그야말로 공중권세 잡은 자들에게 우리 사회의 컨트롤을 건네 주어야 하는가?
<2009년2월22일, 신오오꾸보>
이거 찍고 난 후, 오른쪽에 보이는 이발소
드가가 머리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