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반신이 너무 약하다.
<나에바스키장에서 좀 떨어져 있는 카구라스키장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길, 20분정도 걸림>
<같이 간 연구실 녀석들. 스키장 지도 보고 어디를 어떻게 미끌어질 건지 이바구 하는 동안>
<고글사진 한장 찍어보고.. 날씨가 넘 더웠다. 참고로 호텔에서 공짜로 빌린 내 스키웨어와 비교되는 옆의 녀석의 삐까뻔쩍하는 스키웨어>
<하이튼 20분간 계속 케이블카 타고 감>
미끄러지며 속도가 붙으면 스키판떼구가 눈과 부딪히면서 파닥파닥 거리기 시작하는데.. 내 하반신도 같이 파닥거린다.
꽉꽉 눌러줘서 그 각도로 속도를 조절하고 하던데.. 나는 눈과 판떼구가 지멋대로 각도 만들고 서로의 상관관계를 가지기 시작하면 내 하반신은 그냥 거기에 따라갈 뿐..
갑자기 다리가 좍좍 벌려지기도 하고 몸이 기우뚱하기도 하고...
기본으로 배운건 보오겐이라나
八자 모양으로 발을 만들어 속도를 줄이라는데..
두시간동안 돈주고 강의 받으면서 멈추는 법 배워도 맘대로 안됨.
확실하게 갑자가 "확" 뒤꿈치를 벌려주면서 꾹꾹 눌러주어야 하는데..
경사길에서는 내다리가 내맘대로 안 움직이는 법.
<케이블카 안에서 보이는 호수>
잘하는 애들을 보면 발을 평행으로 하면서도 왼쪽 오른쪽으로 샥샥 각도를 바꾸어 주며 (아마 뒤꿈치를 꾹꾹 눌러주는 듯) 속도도 줄이며 잘 내려오길래 흉내내 보려 했지만.
기본적으로 경사위에서 옆으로 서서 체중을 산쪽으로 기울여 주면 선다는 걸 알면서도 길다란 스키판떼구가 쭈룩 하고 눈위에서 미끌어지면 나는 하반신을 가누질 못했다.
그래도 이틀째 막판 되니까 약간 되는 듯도 하고, 날이 좋아서 눈도 부드러워 약간의 체중에 까라 앉아 주기도 해서 약간 타는 것 같이 탈 수는 있었다
<둘째날, 전날의 용씀으로 인해 전신이 근육통임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한나절 타고는 뻗어 누움..>
그래도 아직 기억나는 건..
타고 내려가는데 갑자가 눈벌판이 확 터지며 그 어디로든 내 맘대로 미끄러져 내려 갈 수 있을 것 같을 때의 가슴 두근 거림...
이런 두근 거림 땜시로 다들 스키장 오는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