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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미디어

by 세팔 2008. 11. 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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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제목 붙이기 싫어 죽겠네.
제목을 못 붙인다는 건, 머리가 죽어있다는 것.
그렇다 내 머리는 요즘 띠요-옹하다.

지난주 토요일/ 아래께 수요일/지난주 월요일/다음주 수요일(뿐만 아니라 월,화,수 연속이겠지..) 계속 술자리다. 교수가 회사사람이랑 만나는데 따라가고, 학생들과 이야기 좀 하고 싶다는 회사사람들과 만나고, 교수가 학회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에 끼이고, 다음주는 학회라서 만나는 교수들과 또 마시러 갈꺼고..

문제는.
이런 자리에서 나누는 이야기에 별로 몰입되지 아니한다는 점.연이어지는 술자리에 파티토크는 어느정도 익숙 (뭐 내 선 본이야기, 한국은행들 이야기등 그럭저럭 어떻게든 되는 이야기들로 때움)해져 있다만, 그나마 사람들이 serious하게 나름 이야기 하는
'앞으로의 전기자동차 시장은 어떻게 될지'
'과연 어떤 배터리 시스템으로 갈지'
'일본의 모터관련 기술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과연 PM이 좋은건지. 영구자석등의 레어 메탈문제를 어떻게 할지'
....
등등은 좀처럼 나를 불타게 하지 않는다.
혼자 생각해 보지도 않은 나름 책읽어가며 분석해보지도 않는, 술자리에서 가십정도로만 듣는 이야기이다. 내한테는. 그런데 이렇게 가십에 전문성냄새가 나면, 게다가 별로 흥미가 없는 전문성이면 참 곤혹스럽다.

'혹 마루야마 마사오 라고 아세요? 그가 말했다는 초국가주의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루크가 주장했던 노동의 신성성 같은거, 그게 일본에서는 더욱 특이한 의미를 가지며 일본의 도덕가치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사실 난 술자리에서라도 만나는 사람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랄까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 무언가 뜨거워지고 마구 공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질 것 같다.
그러나.
'전기자동차의 보급을 위해 국가(官)이 해야할, 정비해야할 infra는 무어야 하나?'....
결국 이런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들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차라리.
'passivity의 discussion에서 voltage와 current를 입출력으로 보고 어떤 index를 만들고 있는데, 그 index의 개념을 어떻게 확장시킬수 있을까요?'
'마찰의 문제를 좀더 통괄적이고 일률적으로 다루려면 linear system을 어떻게 변형시키면 될까요?'
'결국은 모든 dynamics와 system은 funciton과 projection으로 표현 가능할 것인데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frequency domain해석에서 벗어나려면 어떤게 좋을까요?'
라는 추상적인 이야기라도 나우었으면 좋겠다.
요 며칠, 아니 요 한 한달. 이거 설계한다고 오만상 달라 붙어 있을 뿐. 이것도 계획없고 생각없이 하다가 보니 만들다가 스스로 헷갈리고 하며 안돌아가고 매사를 귀찮아 하는 내 머리 시스템에 과도하게 실망하는 중이다.
이런거 하나 달라붙으면, 그냥 타성적으로 움직이고 만다.

또하나의 문제는
과도한 꼼꼼이스트들
'뭐야, JR의 사람들이라면서 punctual하지 않군' 이라고 약속시간 5분전에 이야기 하는 사람을 보면서
기자가 취재하러 왔는데 갑자기 움직이지 않게 된 전기자동차를 반성하며, 결국은 사용하던 USB키보드의 케이블 어딘가가 내부 단절된 걸 가지고 '문제상황'/'문제분석'/'앞으로의 해결방안'을 내며 오만상 난리 법석을 떠는 애를 보며
사람이 하는 행동과 결과들을 보고
'괜찮은 자기투자 군요', '어차피 자기책임이지 않습니까?'
콱 한대 쥐어 박고 싶은 유물론적이고 개인주의 적인 자기 관점을 아주 쿨하게 제시하는 녀석
적어도 한달전에 일정을 예약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무언가를 부탁하면 아주 몰상식하고 예의 없는 사람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사람들....
5분/1분/10엔 까지도 계산되로 최적화하고 in control 하지 않으면 참지를 못하는 control freak들에 둘러 쌓여 있으면
답답다. 숨통좀 터트리고 싶은데.
아니면 내가 완전 그들같이 동화되면 제일 편한데.
좀처럼 그래 되기가 힘들다.

아니면 내심 정말로 그렇게 managemet에 뛰어나고  싶어하면서도, 게으름때문에 좀처럼 되지 못하는 자신을 어떻게나마 합리화 하고 싶어하는 건지도 모른다.
이번주 일요일부터 미국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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