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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싶은 소리

내가 만든 미디어

by 세팔 2008. 11. 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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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어떤 목소리를 듣고 싶을 때가 있다.

가끔이라 함은,
저녁 집에 돌아가는 밤길에 문득, 이라는 일시성보다는
걷는 발걸음마다 무언가 무너지고 있고, 끼익끼익 부셔져 가는 발밑이 있다고 느낄때
어떤 한 목소리가 듣고 싶어진다.

평상시 내가 귀를 막고 있던 목소리
점점 겨울로 가는 가로등 밑을 걷더라도,
그 추워보이는 빛에서 무언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느끼게 하는 목소리

길을 가다가도 멈추어서서 노트를 꺼내
받아 적어지고 싶어지는 목소리

내 목소리가 진절머리 났을 때, 본질적으로
내목소리를 깨뜨려주고 던져버려 줄 수 있는 목소리

듣고 나면 온몸을 진실로 덥혀 줄 수 있는
그런 목소리

듣기 싫고, 그 존재조차 생각하기 싫던 목소리
그러다가 내게 귀 기울일 수 있는 능력조차
사라져 버려진 듯한 목소리

무릎을 조용히 꿇고
잊지 않을 각오를 다시 새기려 하며
목소리를 들으려 마음먹으면
삶의 카오스가 내 머리를 혼동시키기 시작하는 목소리

.
.
먼저 물어보자
니는 정말 니 삶에 진지하냐?
본분을 잃은
관객과 독자로만 지내고 있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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