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은 소리
우리는 가끔 어떤 목소리를 듣고 싶을 때가 있다. 가끔이라 함은, 저녁 집에 돌아가는 밤길에 문득, 이라는 일시성보다는 걷는 발걸음마다 무언가 무너지고 있고, 끼익끼익 부셔져 가는 발밑이 있다고 느낄때 어떤 한 목소리가 듣고 싶어진다. 평상시 내가 귀를 막고 있던 목소리 점점 겨울로 가는 가로등 밑을 걷더라도, 그 추워보이는 빛에서 무언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느끼게 하는 목소리 길을 가다가도 멈추어서서 노트를 꺼내 받아 적어지고 싶어지는 목소리 내 목소리가 진절머리 났을 때, 본질적으로 내목소리를 깨뜨려주고 던져버려 줄 수 있는 목소리 듣고 나면 온몸을 진실로 덥혀 줄 수 있는 그런 목소리 듣기 싫고, 그 존재조차 생각하기 싫던 목소리 그러다가 내게 귀 기울일 수 있는 능력조차 사라져 버려진 듯한 목소..
내가 만든 미디어
2008. 11. 9. 00:22